“장애인을 수퍼맨 만드는 병원”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8.04.19 01:50 | 최종수정 2008.04.19 01:55



[중앙일보 강인식]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한국의 장애인들은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재활치료에 급급할 뿐이다. 정상적인 직업으로의 복귀는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장애인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곳이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척추재활병원인 '랜초 로스 아미고스'다. '서울대 스티븐 호킹' 이상묵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를 강단으로 돌려보낸 병원이다.


중앙방송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랜초를 찾았다. 국내 언론 중 첫 방문 취재를 했다. 중앙방송은 랜초 현장 취재를 담은 다큐멘터리 '장애인인가 수퍼맨인가'를 만들었다. 19일 오후 7시 'Q채널'을 통해 시청자를 찾아간다.

"재활은 원래 직업으로 돌아가는 것." 랜초의 철학이다. 맞춤 재활병원인 랜초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설은 '카트(CART·Center for Applied Rehabilitation Technology, 재활 기술 센터)'다. 이곳의 컴퓨터 재활 전문가 보비 진은 "많은 척추 질환자들은 팔도 쓰지 못한다. 다양한 보조기기를 통해 그들에게 적합한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머리만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은 ▶입김 마우스 ▶턱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눈동자 인식 마우스 등을 통해 컴퓨터를 작동한다. 보비 진은 "IT 기기를 완벽히 활용할 수 있는 것만으로 장애의 상당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 사무직·연구직의 경우 바로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집을 본떠 만든 '모델 홈(Model Home)'도 있다. 장애인들은 휠체어에 연결된 리모컨을 통해 집안의 모든 가전기구를 작동하는 훈련을 한다. 작업치료사인 르네 알바레즈는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은 자립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물리치료가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면, 작업치료는 '일상과 직업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든 적응 훈련을 아우르는 것'이다.

랜초에서는 환자가 입원하면 가장 먼저 정신과 전문의가 상담에 들어간다. 정신적 충격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현실을 바로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다.

랜초는 취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상묵 교수는 "랜초에 근무하는 직원의 3분의 1이 재활치료를 받았던 장애인이다"고 설명했다.

강인식 기자, LA=김상현 중앙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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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초 로스 아미고스='척추 재활의 교과서'라 불리는 세계적 재활전문 병원이다. 스페인어로 '내 친구의 목장'이라는 의미의 이 병원은 1888년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구호 시설로 처음 문을 열었다. '공짜로 치료를 해줄 테니, 다 나으면 노동으로 갚으라'는 구호로 유명했다. 1920년부터 작업치료 개념을 도입해 재활 의학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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