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배달원 "배달때문에 월드컵 한국전 못보면 너무 속상해"
"자장면 배달원 여러분, 오늘 밤 몸 조심하세요"

서울 강동구에서 10년 넘게 자장면 배달원으로 일해 온 이홍영씨는 13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40~50건의 배달을 하고 있다”며 “토고전이 열리는 오늘밤 10시부터 12시 사이에 걸려올 배달 주문 전화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공포감’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홍영씨는 “의외로 심야에 야식을 시켜드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오늘밤은 배달 주문이 더 많을 텐데 손님들께 고맙기는 하지만 한편 속도 상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씨는 “손님들께서 야식과 경기를 함께 즐기시는 일은 물론 우리의 기쁨”이라며 “하지만 배달하는 입장에서 그 시간은 좀 피하고 10시 직전에 미리 배달을 시켜주셨으면 하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사장님이 우리나라 경기가 열릴 때 배달 주문을 받지 않는 자상함을 보이셨다”며 “올해까지 그렇게 하자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손님들께서 기왕이면 시간 좀 맞춰주시면 우리로서는 너무나 고맙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우리 배달원들 가운데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며 “우리나라 경기 중에 주문이 들어오면 조바심도 나서 빨리 배달 마치려고 오토바이로 좀 심하게 달리는 경우도 있을 텐데 배달원들 오늘밤 조심들 하기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리고 “전화가 걸려오면 웃음 섞인 한탄의 소리가 들려온다”며 “야간 배달하는 배달원 동료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우리 배달원뿐 아니라 조리사와 주방장도 음식 만드느라 경기를 같이 못 본다”며 “조리사, 주방장, 배달원 등 모든 식당 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최대한 빨리 좀 주문해주시고, 10시 전에 배달 주문 끝내주시달라”고 재차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