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자동차에 담겨지는 반도체 메모리 용량, 성능 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 이는 '자동차와 IT(정보통신)·반도체의 퓨전화'에 따른 것으로, 향후 그 추세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6일 "현재 512메가 성능의 텔레매틱스를 개발중으로, 향후 나올 대형 세단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출시 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뉴 그랜저'(프로젝트명 TG)에 메모리 256메가의 텔레매틱스를 탑재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를 배 가량 높이게 된다. 텔레매틱스 사업 초기 96메가를 기본으로 했는데, 이를 5배 이상 높이게 되는 것.

현대차가 현재 적용하고 있는 DVD 내비게이션은 총 450만건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2차원 CD 내비게이션(22만건), 3차원 CD 내비게이션(28만건)에 비해 입력 건수를 무려 20배 이상 높인 것.

자동차 운전 및 정보 처리 등과 관련한 시스템 온 칩(SOC;System On Chip) 역시 진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엔진을 조절해 주는 엔진조절유닛(ECU)을 위해 8비트 짜리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16비트로 전환했다. 올해부터는 32비트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운전 조절 등과 관련한 기능을 통합형으로 만들면서 보다 '똑똑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모델들도 머리가 좋아지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1990년대 차량 한 대당 시스템 온 칩을 10여개 가량 넣었지만 이제 이를 30~40개로 크게 늘렸다"며 "3, 4배 똑똑해 진 셈"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AV/내비게이션용으로 현재 32비트, 4~8메가 수준의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SOC의 경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존 8비트 주력에서 16비트로 전환했고, 이를 빠르게 32비트로 높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향후 럭셔리 프리미엄 차량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대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과 성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시스템온칩(SOC)=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모아 담은 비메모리반도체. 칩 하나로 복잡한 여러 기능을 일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