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어김없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황사다. 황사란 몽골 사막지대와 중국 황하 중류 황토지대에서 발생해 편서풍을 타고 매년 3∼5월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인체의 호흡기나 눈 등의 질병 원인이 되는 황사는 자동차에도 여러가지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황사철' 자동차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황사는 車 '호흡기'에도 문제 = 황사는 자동차의 호흡기라 할 수 있는 에어 클리너 계통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황사가 심할 때는 먼저 에어크리너의 에어필터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에어필터는 엔진연소실로 유입되는 공기에서 이물질을 깨끗이 걸러 주는 기능을 한다. 에어필터가 먼지 등으로 오염되면 자동차도 '코감기'에 걸려 마스크를 쓰고 마라톤을 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 평소에도 에어클리너는 가능한 한 자주 청소하는 것이 좋지만 특히 황사철에는 에어필터를 적어도 한달에 1-2회는 청소해야 한다. 에어클리너 커버를 열고 에어필터를 빼낸 뒤 압축공기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불어내면 된다. 가정용 진공청소기로 흡입을 해도 큰 상관은 없다. 하지만 오염이 심할 경우에는 에어필터를 아예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마다 에이필터를 새 것으로 갈아 줄 필요는 없다. 에어필터 교환 주기는 나라, 계절, 도로여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황사는 연료도 잡아먹는다 = 황사로 심하게 오염된 에어필터를 방치하면 연료 소모량도 늘어난다. 황사로 인해 공기흡입 과정에 저항이 생기면 너무 짙은 혼합기가 엔진내로 유입돼 연료 소비량이 4-7% 증가하며 엔진출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아울러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배출가스 유해성분도 급증하게 된다. 황사가 심한 3-5월 3개월 동안 에어필터 오염으로 연료소모가 평균 5% 가량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전체 가솔린 승용차들이 불필요하게 소모하는 연료가 대략 1500억원어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풍은 '순환 모드'로 놓자 = 황사철에 차내 통풍 레버는 가급적 '외기 모드'를 피하고 '순환 모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서울의 대기오염 지표를 보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미세먼지 농도는 도쿄, 뉴욕, 파리 등 외국 대도시의 1.8-3배이고, 기관지염과 폐렴 등을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농도도 선진국 평균의 1.7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외부 공기가 그대로 차내에 들어 오면 운전자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황사철에는 이같은 대기오염원과 황사가 뒤섞인 채 차내로 유입돼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순환 모드'로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가급적 대형 화물차나 버스 같은 경유 차량 뒤에 바짝 붙어 주행하지 말아야 한다. 같은 의미에서 실내 항균필터도 황사가 심해지기 전에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을 넘기고 나면 잦은 히터 사용으로 차내 항균필터가 심하게 오염돼 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시내 주행을 많이 하는 대도시 승용차는 봄철 항균필터 점검이 필수적이다.
◆황사가 심하면 전조등 켜자 = 황사가 심한 날에는 시계가 200m 미만으로 짧아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따라서 황사가 심할 때는 낮 시간에도 안전을 위해 전조등을 켜는 것이 좋다. 황사 바람이 잦은 시기에는 자동차의 차체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자주 털이개로 털어주되 모래에 도장이 긁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황사 먼지가 너무 많이 쌓여 있을 때는 무작정 와이퍼를 쓰지 말고 윈도워셔액을 충분히 뿌려 줘야 앞유리와 와이퍼 고무 부분 손상을 피할 수 있다. 평소 윈도워셔액이 충분한 지도 자주 살피는 것이 좋다. 황사철에는 또 가능한 한 건물 안이나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차를 세우고 장기간 주차할 때는 자동차 커버를 이용하는 것도 불필요한 수고를 더는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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