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성희기자]일본 과학자들이 바다의 괴물 '대왕 오징어'를 촬영(사진 왼쪽)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도쿄 자연 과학 박물관의 쿠보데라 츠네미와 모리 쿄이치가 세계 최초로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의 3000피트(914m) 심해에서 8m 길이의 대왕 오징어를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보도했다.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모습이 공개된 대왕 오징어는 눈이 배구공만하며 최대 길이 18m로 무척추 동물 중 가장 크다. 그동안 그물에 걸려 죽은 채로 해변에 떠밀려 오거나(사진 아래) 향유고래 위 속의 잔해로만 등장했을 뿐 생생한 모습을 본 이가 없어 전설의 괴물로 불려왔다.

그동안 대왕 오징어를 촬영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제작이 이뤄지는 등 수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심해 1000m 아래 활동하는 대왕 오징어를 촬영하는 데 매번 실패했다.

이들은 대왕 오징어를 촬영하기 위해 매 30초마다 작동하는 디지털 카메라가 부착된 낚시줄에 작은 오징어를 매달아 던졌으며 대왕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해 으깬 새우 반죽을 함께 사용했다.

미끼를 발견한 대왕 오징어는 낚시 바늘에 걸렸고 4시간 13분의 사투 끝에 5.5m에 달하는 촉수 하나를 남기고 도망쳤다.

대왕 오징어는 미국의 소설가 허먼 멜빌의 '백경'에서 향유고래와 싸우거나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에서 네모선장의 잠수함 노틸러스를 공격하는 등 바다의 괴물로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이번 사진은 영국의 권위있는 학술단체인 로열 소사이어티에 이날 발표될 예정이다.

박성희기자 stargirl@moneytoday.co.kr<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