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회원님께서 로또에 대해 말씀하시던 게, 지금 문득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우리나라의 로또는 프랑스에서 시작한 로또를 약간 수정한 것이라 볼 수 있겠는데요, 여섯 숫자를 맞추는 것은 같지만, 프랑스는 49번까지의 번호 중에서 골라야 하지요. 당첨될 확률의 차이... 물론, 대단합니다. 그 때문에 당첨금도 매번 엄청나구요. 아예 한달 수입의 몇 %를 항상 복권에 투자하는 프랑스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다보면 언젠가는 될 것이라고 굳게 믿으시는 분들이시지요. 실제로 1등 당첨된 사람들을 인터뷰한 기사에는 '매주 똑 같은 숫자들만 꾸준히 써왔다'라는 말이 빠지지 않더군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큰 액수라, 당첨되자마자 전용비행기를 사버리는 사람도 있었지요. 부러우시다구요? 글쎄요... 가끔씩 TV프로그램에 비치는 그들은 물론 동경의 대상이 될만하더군요. 그러나 신문 귀퉁이나 잡지에 나오는 그들의 이야기는 파경에 이른 결혼생활, 주위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도와달라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하소연 아닌 하소연들뿐이더군요.
별로 돈과는 인연 없는 사람인 듯하여, 그냥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지내던 제게 몇 년 전, 희한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평소 돈과 본의 아닌 거리감을 가지고 사는 제 처가(부엌과도 거리감을 무척 느낀다는 사람입니다만) 잠을 자고 일어나더니 멍하게 있다가 숫자 세 개를 얘기하더군요. 나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꿈에 자꾸 여러 개의 숫자만 보이더라는 겁니다. TV에서 로또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은 탓이라며 웃다가... 우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재미로 한 장만 사자는 데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물론 꿈에서 보였다는 그 세 개의 숫자들을 제일 먼저 써 내려갔죠.
그 날 저녁, TV를 통해 결과를 보고... 저는 제 처의 기억저장탱크동력부족탓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세 개의 숫자들만 다 맞은 겁니다...
둘 다 엄청 황당한 경험을 한거죠. 지금도 로또를 사냐구요? 아닙니다. 그런 꿈은 다시 꿀 수 없었거든요.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둘이 이렇게 알콩달콩 살고 있고, 창밖엔 제 티지가 저렇게 얌전히 절 기다리고 있으니, 전 지금 크게 부족한 게 없는 사람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꿈을 한번 꾸어 보십시오. 여섯 개의 숫자가 나오면, 벌떡 일어나 숫자부터 적으십시오. 저희처럼 웃다가 잊어버리시지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