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기 미터기 요금 올라가는 거 보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경유값 너무 비쌉니다."

싼 가격, 낮은 세금 때문에 소비자에게 인기였던 경유차가 요즘 애물단지 신세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기름 값과 세금이 함께 오르고 있기 때문. 더구나 까다로운 매연검사에 부담금까지 내야 하는터라 경유차 운전자의 고민이 깊다.

이와 관련 1일 KBS1 `취재파일 4321`은 최근 학계에서 보고된 연구 발표를 인용, 경유차에 대한 정부 규제가 너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경유 가격은 1천 3백원대에 가까워졌다.

2003년 8월엔 1리터에 760원대. 3년새 무려 5백원이 넘게 올랐다. 휘발유와의 가격차도 2백원대로 좁혀졋다. 이대로라면 2년 뒤 경유차의 세금이나 기름값은 휘발유차와 같아진다. 굳이 경유차를 살 이유가 없는 셈.

방송에 따르면 이는 정부가 경유차를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한 데 원인이 있다.

실제 정부자료를 보면 전체 대기오염의 66%가 경유차 매연 때문으로 나타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5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주력 사업으로 `경유차 매연감소`를 선택했다.

문제는 최근 발표된 자료들이 정부 입장과 다른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미세먼지에 대한 오염원별 기여도에서 경유차의 비율은 1. 4%에 불과하다. 오히려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휘발유 차의 비율이 13 %로 높다.

또한 한국대기환경학회의 정책연구사업 중간 보고서는 디젤차에서 생기는 미세먼지 비율이 전체 6. 3%에 그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두 보고서 모두 환경부가 밝힌 수치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숫자.

왜 경유차에 대한 의견은 이처럼 서로 다를까.

쉽게 말하자면, 분석 방법의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다. 서울대와 대기환경학회의 분석방법은 전체 공기 중에 포함된 미세먼지를 분석한 것이다. 반면 정부는 자동차나 공장 등 확실한 오염원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을 대상으로 분석한 방법이다. 결국 기준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학계는 경유차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 이승묵 교수는 방송을 통해 "경유차에서 나오는 물질이 인체에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규제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게 너무 경유차 일변도로 나가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세대 기계공학과 전광민 교수 역시 "최근 출시되는 경유차는 굉장히 좋아지고 있으며, 90년대 초반에 비하면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90% 이상 줄었다"고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날 방송은 "경유차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으로 경유차만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의 목소리 역시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진 = 방송장면)[TV리포트 윤현수 기자]vortex7231@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