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다며 연료절감기를 달아준 뒤 차량에
이상이 발생해 해약을 요구하면 과다한 위약금을 물리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연료절감기 관련 소비자 상담은 지난 7월 20건, 8월 21건,
이번달 들어 6일까지 4건 등으로 6월의 8건, 5월의 7건 등에 비해 급격히 늘고 있다.

소보원은 올들어 지난 6일까지 107건에 달하는 연료절감기 관련 피해사례를 판매 방법별로
분석한 결과 방문판매가 57.9%인 62건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노상판매는 26.2%인 28건에
달하는 등 84.1%가 방문.노상판매원의 상술에 의한 충동구매계약이었다고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연료절감기 판매자들의 수법을 보면 이들은 자동차회사의 정비복을 입은 채
자동차회사의 차량 무상점검원이나 매연단속반인 것처럼 속이고 지나는 길에서나 직장을 방문해 접근한다.

이들은 이어 연료절감기를 달면 연료절감 효과가 높아 기름값을 줄일 수 있다거나 매년 자동차 보험료의
10%를 지원한다거나, 환경개선분담금을 면제해 준다거나, 차량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사후서비스(AS)를
해준다며 연료절감기를 강매하고, 효과가 없어 해약을 요구하면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보원은 그러나 피해소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교통안전공단 등에서 성능 확인 등을 거친 결과 연료절감기는
연료절감효과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주행중에 차량이 멈춰서는 등의 차량이상이 생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들은 또 실제 자동차회사와 전혀 상관없는 방문판매원에 불과하고, 사후서비스를 요구해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거나 전화연결이 안되는 등 계약 당시 설명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보원은 밝혔다.

소보원 관계자는 "자동차회사는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를 일부 실시하고 있지만
도로변이나 주차장, 특정회사나 학교, 아파트를 방문해 점검하는 일은 드물며 단순 점검과 수리안내만 할 뿐
금품을 요구하는 일은 없다"면서 "거리나 직장을 방문해 무상차량점검을 해준다고 하는 경우 대부분 자동차 회사와
상관 없으므로 쉽게 응하지 말고, 파격적인 조건 등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소보원은 또 만약 제품을 사려는 경우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되 청약철회 조건이나 위약금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언제든지 해약가능'이나 `하자발생시 3개월 내 위약금 없이 해지 가능'등 구두로 약속한 내용은 반드시 특약사항에
적어두라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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